‘군소후보’인 기호 8번 허경영 후보의 이색공약과 이색CF가 네티즌의 눈길을 끌고 있다.

17대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오전 11시 현재 허경영 후보의 미니홈피 방문객은 1만 2000여명으로 ‘빅3’ 후보인 한나라당 이명박(1만 1000여명), 무소속 이회창(8700여명),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5400여명) 후보를 오히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은 올 대선판도가 네거티브 선전으로 얼룩지며 정책과 이슈가 실종된 상황에서 허 후보가 그나마 유권자들을 웃게 만들며 넷심을 자극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후보들의 공약은 기억 안 나도 ‘8번 찍으면 팔자 핍니다’라는 슬로건과 ▲ UN본부를 판문점으로 ▲ 결혼지원금 남녀 각 5000만원 ▲ 출산장려금 3천만원 등 일견 황당무계해 보이는 허 후보의 공약은 선명하게 각인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허 후보는 13일 열린 군소후보 토론회에서 자신을 IQ 430의 천재라고 소개하며 ▲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 모든 세금을 소비세 한 가지로 통합 등의 공약을 내세워 관심을 모았다.

이에 더해 새마을 운동 노래 가사를 자신의 공약으로 개사해 만든 CF 동영상은 출연배우들의 유머러스한 댄스와 어우러지며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의 한 블로거는 “TV에서 허 후보의 대선광고를 보고 너무 재미있어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며 자신의 블로그에 이 동영상을 게시했다.

네티즌들은 허 후보에게 ‘본좌’의 호칭을 부여하며, 1997년 대선 당시 허 후보가 등장했던 군소후보 토론회 동영상을 찾아내 여기저기 퍼나르고 있다.

이같은 ‘허경영 신드롬’에 대해 회사원 김준우(28)씨는 “날카로운 정책대결도 없고, 특별한 이슈도 없다보니 그나마 재밌는 공약에 눈길이 가는 것 같다”며 네거티브 공세로 일관했던 올 대선 분위기를 꼬집었다.

직장인 이모(30)씨는 “택시를 타고 기사와 대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허 후보에 대한 이야기는 꼭 나온다”며 “2002년에 비해 지루했지만 그나마 그가 있어 즐거웠던 대선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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