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온통 웹사이트 만드는 일로 골치 아프다. 본래 이 분야가 본업도 아닌데 어쩌다가 하게 됐다. 싫지도 않지만 즐겁지만도 않다. 언젠가 소설을 읽으며 졸은 적이 있다. 너무 따분했지만 불멸의 명작이라니까 꾹 참고 읽어나가다가 몇 분 후 졸기 시작한다. 물론 여름이었다. 더위 때문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인식의 도약 같은 건 있었다.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고등학교 때 띄었음직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몇 년 전에 11권인가 전권을 구입해놓고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읽는다. 대신 한 권을 독파할 때 마다 한 번을 더 읽는다. 그래서 무자게 느리고 아직도 진행중이다. 본래 소설을 야금야금 읽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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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인터넷 웹프로그램을 익혀서 끄적대는데 깨알같은 알파벳과 이상한 기호들이 일목요연하게 늘어선 형국이 졸음오기 딱 좋다. 덥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평소 글 쓸 때도 오타를 많이 치는 편인데 프로그램 언어에서는 점이나 콤머 하나 잘못 찍어도 전체가 망가지는 일도 흔하다. 그런 프로그램 생태계가 숨막히게 한다. 비인간적이게 느껴진다. 그래도 로마에 왔으니 로마법을 따르는 수밖에.

정말 다르다. 마치 뇌부위의 다른 면을 사용하는 것 같다.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쉽게 말하면 축구하고 방에 들어오자 마자 미분적분을 흥미롭게 집중하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그런 걸 잘하는 사람도 있긴 있다. 어쩌면 내가 좀 이상한지 모르겠다. 영화, 게임, 만화, 그림, ... 주로 감수성을 다루는 분야의 뇌부위를 오래동안 사용하다가 느닷없이 논리적이고 정교해야하는 뇌부위, 아마도 왼쪽뇌를 사용하려니까 적응하기 힘들다. 며칠을 그렇게 지내다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지긴 했다. 그럴려고 노력하다보니 영화 보는 것, 글 쓰는 것도 잘 되지 않는다. 같은 글을 써도 전혀 다른 뇌부위를 사용하는 글쓰기라 왔다갔다 왕복하기 힘들다. 그래서 최근 이 블로그에 긴 글을 쓰는 걸 잠시 접었다. 일단 웹사이트 만드는 작업을 어느 정도 끝내야만 다시 오른쪽 뇌를 사용해서 영화, 만화, 드라마를 보고 이곳에 글을 적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집중해서 웹사이트 관련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인물은 아니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다른 쪽을 잘 할 수 없는 기질인 것 같다.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빈둥거리거나 웹사이트 탐험한다.

대충 아래와 같은 사이트다. 웹2.0 쉬크라고 할 수 있는 사이트만 모았다. 기술적인 것은 자세히는 모르겠고 웹디자인이 웹2.0 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플래시, 화려한 브로마이드 같은 웹디자인을 말하는 게 아니다. 기능 위주의 깔끔하고 간결한 상호작용 디자인을 말한다.


http://www.reevoo.com/
이런 레이아웃이 웹2.0 쉬크 느낌이다.

http://labs.digg.com/
digg.com 을 만든 회사에서 실험적으로 만들어보는 사이트 같다.

http://www.readwriteweb.com/
레이아웃이 웹2.0 이다.

http://eventful.com/
미국 각 주에서 열리는 이벤트, 파티, 공연 등을 다루는 웹2.0 사이트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이트가 얼마전 생긴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재밌어 보이는 사이트다.

http://www.minglenow.com/
대단히 웹 2.0 스타일 디자인이다. 미국 미팅 사이트지만 특별히 파티를 다룬다. 파티에서 젊은 연인들이 만나는 걸 주선하는 사이트인 것 같다.

http://rutube.ru/
러시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데 디자인이 깔끔한 편이다.

http://www.lumosity.com/
두뇌를 개발해서 좀더 똑똑해지고 싶다면 방문하기 좋은 사이트다. 관심있는 사람은 먼저 영어를 배워야 하니까 이미 두뇌 개발을 시작한 셈이다. 사이트 색감이 따뜻하고 좋다고 느꼈다.

http://musicovery.com/
다양한 웹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데 인터페이스가 독특하다. 전문 기술적인 분야라 잘 모르지만 방바닥에 널려 있는 라디오를 끌어다 듣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디자인을 웹2.0 스럽다고 하지는 않느다. 몇 년 전이나 몇 년 후에 나왔더래도 독특할테니까 말이다.

http://www.virb.com/
이런 디자인을 웹2.0 스럽다고 할 수 있다. 음악 관련 커뮤니티다. 시원스럽고 널널한 디자인, 그러면서 중요한 기능은 거의 다 있다. 꼭 오밀조밀 모아놓아야 한다는 편견은 몇 년 전 웹디자인의 관습이다.

http://www.humblevoice.com/
바로 위에 사이트와 분위기가 꽤 유사하다. 유능한 젊은 그래픽 아티스트가 많은 편이다. 좀 기괴한 그림도 많지만 예술적이다. 이런 웹디자인이 웹2.0 스럽다고 할 수 있다.

http://sketchcast.com/
스케치 동영상을 공유하는 사이트다. 첫페이지 디자인이 엄청 쉽고 깔끔하고 직관적이어서 바로 어떤 사이트인지 초딩도 알 수 있을 거다.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국내 인터넷 기업도 있다.

http://www.digitick.com/
프랑스 사이트인데 정보는 많고 분위기 화려하지만 왠지 복잡하고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사이트가 애늙은이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색감은 화려하고 젊고 활기찬데 인터페이스나 레이아웃은 구시대적이다.

http://iminlikewithyou.com/
전체가 플래시지만 상호작용적이고 기능적이고 재밌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기존 웹디자인 인터페이스와 많이 다르다. 단지 화려한 동영상 보여주는 플래시가 아니다. 미국 젊은이들 미팅 사이트다. 특이한 점은 사진을 보고 경매가를 적는다. 나이트 같은 곳에서 연인을 경매로 사는 것과 비슷하다. 웹디자인이 대단히 웹2.0 적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이트가 생길 것 같다. 단지 연인 경매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이런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웹사이트를 말하는거다.

http://www.going.com/
미국 여러 도시 이벤트를 통해 사람을 연결하는 사이트다. 디자인과 기능이 웹2.0 적이다. 아직 한국은 미국만큼 파티 문화는 아니다. 대도시 특정 지역에 한정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적인 파티 문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 같다.


더 많지만 이 정도면 대충 웹2.0 쉬크가 어떤 느낌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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