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네이버, 두 업체 중 어느 곳이 다른 곳의 소스코드를 베껴 썼는지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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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이버가 다음의 소스코드를 무단복제한 것으로 의심됩니다 
   2. 네이버와 다음간 javascript 소스코드 무단복제 이슈

그런 일들, 있을 수 있다. 어디선가 소스코드를 긁어와서 대충 정리해서 자신이 짠 거라고 하는 경우, 흔하니까... 하지만 적어도 그러한 행동은 스케줄 지상주의에 오염된 IT 업계의 환경 아래서 어쩔 수 없이 저지르는 죄악일 뿐, 나름 양심의 가책이나 염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틀렸다.

사람은 합리화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행동은 가치관에 반영된다.

이미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조차 잊어버린 듯하다.
자바스크립트는 흔히들 베껴서 쓴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다고 그게 옳은 건 아니다. 타인의 창작물은 허락되기 전까지는 맘대로 사용할 수 없다. 그리고 허락된다고 하더라도 규정된 라이센스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것이

CCL로 오픈된 소스코드를 가져다가 고쳐쓰고는 거기에 버젓이 자사의 라이센스를 가져다 넣는 행위는, 그야말로 양심불량일 뿐이다.
그리고 네이버가 다음을 베꼈는지, 아니면 다음이 네이버를 베꼈는지는 몰라도 남의 소스 그냥 가져다가 쓴 (주석까지 동일한 소스를) 쪽 또한 개념없기는 마찬가지다. (그 둘 다 다음의 문제일 수도, 양쪽에 문제 하나씩일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공개적 입장을 바라보아야 할 상황인 듯...)

누가 잘했고 잘못했느냐를 말하고 싶기보다는, 개발자들의 양심에 이렇게 털이 났다는 게 슬프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다. 어째서 자바스크립트 코드가 노출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을 길에 떨어져 있는 동전처럼 생각하는것인지.....

너는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 라고 되묻는 사람 있다면, 그 부분만큼은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 (자랑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그런식의 반문을 하는 사람들은 있으니까.) 라이브러리는 라이브러리째로 가져다 썼고, GPL인 경우는 수정해서 쓴 적 있지만 공개한 적 없었다. 적어도 타인의 소스를 베껴다가 내 것인양 라이센스 표기한 일은 없다. 적어도 내가 속한 회사의 라이센스 표기가 박힌 소스는 모두 내가 짠 것이다.

한편으로는 감사할 일이기도 하다. 되는대로 배껴쓰고, 그걸로 됐다고 말하는 사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러한 노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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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주 떳떳한 것은 아니다. 내가 사용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다 돈주고 사거나 합당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니까. 위의 코드 도둑질과 조금 다른 문제기는 하지만, 어차피 떳떳할 수 없기는 매한가지다. 다만, 내가 슬픈 건 모두들 이제 무감각해졌다는 사실이다. 무감각할 뿐 아니라 도리어 떳떳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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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한다. 대한민국엔 코더밖에 없다고 한다.
사실은, 우리가 판 무덤이 아닐까 하는 슬픈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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